빌 게이츠 "AI로 인한 전력 사용량 급증, 결국 다 상쇄된다"

입력 2024-06-30 07:53
수정 2024-06-30 08:10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전력 사용량 급증에 대한 우려를 반박했다. 단기간만 놓고 봤을 때는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겠지만 결국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력 사용량 증가분이 상쇄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자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브레이크스루에너지 서밋’에 참석해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을 2~6% 증가시킬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과연 AI가 전력 사용량을 6% 이상 감소할 수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답은 ‘명백히 그렇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I가 결국 전력 사용량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그의 주장의 근거는 ‘그린 프리미엄’이다. 글로벌 테크 업계가 새로운 동력원을 찾으면서 청정에너지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이고, 이들의 수요가 결국 청정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해 MS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이후 3분의 1 가까이 증가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테크 업체들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친환경 에너지가 잘 안착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게이츠의 이날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된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위기 책임론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미국 에너지부는 보고서를 내고 “가까운 미래에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 부하 증가의 가장 큰 동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S와 아마존이 풍력·태양광 발전 업체와 체결한 장기 전력 구매 계약에 대해서는 “시간대별 전력 수요와 맞아 떨어지진 않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이를 의식한 듯 세계 각국 정부와 환경운동가들의 우려에 대해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AI 운영을 위해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양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전력발전연구소(EPRI)는 2030년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두 배가 넘는 9%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