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가족인데…" 휴가철 '펫비치' 인기 폭발한 까닭

입력 2024-07-07 21:30
수정 2024-07-08 00:13

"반려견 마리랑 이번 여름엔 바다를 다녀오려고요, 마리랑 함께 물놀이할 수 있는 해수욕장을 알아보고 있어요"

올여름 휴가를 반려견과 함께 해수욕장에서 보내겠다는 30대 김모 씨는 "일 년에 딱 한 달 반가량만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이 열리는 만큼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다녀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전국 260여개 해수욕장이 지난달 29일 일제히 개장했다. 지자체별로 시차는 있지만 대부분 다음달 하순까지 운영된다. 올여름은 특히 더 무더울 것으로 예고되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려견 동반 해수욕장 개장으로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펫팸족(펫+패밀리)'의 방문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자체는 비반려인들의 편안한 해수욕장 이용을 위해 반려견 전용 구역을 지정하는 등 이용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해수욕장 개장 시즌이면 비반려인과 반려인 사이 입장차를 두고 논란이 일어서다. "혹시 물지는 않을까 겁난다", "오물 처리는 어떻게 하려고 하냐",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 놀았으면 좋겠다"며 해수욕장 동반 입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반려인들은 반려견이 가족인 만큼 함께 이용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펫티켓을 잘 지키면 문제가 될 것 없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세상이 됐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함께 쓰는 자연인데 무조건 동물이라고 막는 건 차별이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수욕장을 비롯해 반려동물 동반 여행이 활성화되려면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공존하는 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4 반려동물 동반 여행 현황 및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여행 경험자 4명 중 1명(23.6%)은 여행할 때 '비반려인의 부정적 시선·태도'를 우려했다.

관광공사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반려동물 동반 가능 관광지 및 시설에 대한 '출입 가능 및 입장 규정' 고지 강화 △반려인 및 비반려인 대상 관련 캠페인 진행 등을 제안했다.

반려견주들은 동반 해수욕장 대신 전용 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비반려인의 따가운 시선이 불편해서다.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은 해변 일부 구간을 애견 전용 구역으로 차단해 일반 여행객과 분리된 공간에서 마음 놓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반려견 관련 커뮤니티에서 인기다. 다만 일반 해수욕장 개장 기간보다 짧은 한 달 반가량만 운영된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해 지난해 산업 규모는 4조6000억원, 2027년 6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