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참 나쁜 대통령,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28일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어디서 어떻게 그 뉴스를 접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며 마음 아파 했는지 기억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저는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다가 그것을 접했는지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 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참 나쁜 대통령이다. 누군가는 대통령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그랬을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단언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전날 공개한 회고록에는 그가 이태원 참사가 발생 이후 윤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를 건의했을 당시의 대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장에게 "그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전 의장은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그게 무엇인지 (윤 대통령에게) 물었더니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며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대변인실 명의 공지를 통해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