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있다' 발언에 대한 진위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27일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인식은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설마로 치부하기에는 전임 국회의장이 전한 말이니 안 믿을 도리가 없다"며 "대통령의 입에서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이 나왔다니 두 귀가 의심스럽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대통령은 음모론만 좇으며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부정하고 있었다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며 "윤 대통령은 이런 인식을 가슴에 품고도 추모예배에서는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다'라고 말했나. 뒤에선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있었을 생각을 하니 이중성에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에 빠져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거부했던 것이냐"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음모론을 신봉하는 대통령은 처음 본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도대체 어떤 시선으로 각종 현안을 바라보고 국정을 수행했을지 아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적었다.
김 전 의장은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 공지를 내고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고,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