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가 이달 말 종료할 예정이었던 한국 상품 전문관 ‘케이베뉴’의 입점·판매 수수료 면제 혜택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품질 및 유해물질 논란으로 최근 성장세가 꺾이자 셀러 혜택을 앞세워 상품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내 파트너사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알리는 지난해 10월 케이베뉴를 선보인 뒤 수수료 면제 혜택을 앞세워 한국 셀러들을 끌어모았다. 현재 케이베뉴에는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부터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중소 셀러들이 입점해 있다.
판매 수수료가 곧 매출인 오픈마켓 사업에서 알리가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한국 셀러 끌어모으기’에 나선 건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서다. 케이베뉴가 아닌 상품은 중국에서 들여와 배송 기간이 긴 데 반해 케이베뉴는 한국 셀러들이 국내에서 직접 상품을 발송해 1~2일 안에 도착한다. 하지만 수수료를 전혀 안 받으면 매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알리가 수수료 면제를 지속할지 관심이 쏠린다.
알리가 수수료 면제를 연장한 건 최근 이용자 수가 꺾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 3월 정점(887만 명)을 찍은 뒤 4월 859만 명, 5월 830만 명으로 두 달 연속 줄었다. 파격적인 가격에 호기심으로 구매했다가 낮은 품질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베뉴 수수료 면제까지 철회하면 셀러들이 줄줄이 이탈할 수 있다.
최근 알리 조사에 착수한 공정거래위원회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공정위는 알리가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그러자 알리는 ‘한국 중소기업과 상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잇따라 냈다. 이날도 알리는 중소 식품 회사 푸드장이 케이베뉴 입점으로 매출이 300배 이상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