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의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낭떠러지로 돌진해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 지 약 한달여 만에 이번엔 한 이용객이 골프공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모가면 소재 골프장에서 60대 여성 A씨가 다른 골퍼가 친 공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목격자, 골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당 골프장에서는 지난달 카트가 낭떠러지로 추락해 이용객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전 9시 45분께 같은 골프장에서 50~60대 이용객 2명을 태운 카트가 3~4m 아래 비탈면 쪽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탑승자 중 한명은 얼굴을 16바늘 꿰매고 전신 타박상을 입었으며 또 다른 탑승자도 다리 부분을 20바늘 꿰매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캐디가 카트에 앉을 걸 확인한 후 리모컨으로 카트를 조작하는 것을 봤다"며 "도로를 벗어나면 카트가 멈춰야 하는데,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한 채 낭떠러지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골프장 측은 "앞좌석에 앉은 B씨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며 이용객의 과실을 주장하면서 골프장 측과 피해자들이 사고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다.
B 씨는 "오른쪽 끝에 앉아 가속페달을 밟을 수도 없었고, 골프장 이용 내내 단 한 번도 카트를 조작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현장에는 CCTV가 없어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며칠 후 해당 골프장에서 낭떠러지에 처박힌 골프 카트를 목격한 이용객 C 씨는 "구겨진 카트를 보니 아찔했다. 경찰 조사 때문인지 며칠째 카트가 떨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골프장 측에서도 못 치운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C 씨는 "라운드 도중 주행 중인 카트에서 떨어지는 분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보조석이 가장 위험하니 카트 이동 중에는 안전바를 꼭 잡아야 한다"면서 "누군가 스윙을 할 때는 절대 앞쪽에 있으면 안 된다. 설마 여기로 올까 싶지만 공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후면에 있어야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