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4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 리시 수낵 총리의 사저에 침입해 '배변 퍼포먼스'를 벌인 환경운동가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방송,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이날 수낵 총리의 지역구인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 노샐러턴 지역에 있는 그의 자택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남성 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환경 단체 '유스 디맨드'(Youth Demand) 소속 활동가로 알려졌다. 이 단체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이들 4명 중 한 명이 사저에 있는 호수에서 배변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그는 등 뒤에 'X이나 먹어라 리시'(Eat Shit Rishi)라고 쓰여 있는 티셔츠를 입고 호수에 들어가 볼일을 보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다만 실제로 배변 행위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실리콘을 동원했다고 유스 디맨드는 밝혔다.
해당 단체는 이날 퍼포먼스는 수낵 총리와 보수당 정부에 보내는 '이별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이스라엘로의 무기 지원 반대, 2021년 이후 발급된 정부의 석유·가스 신규 면허 취소 등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 치러질 총선에선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참패해 정권을 빼앗길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제1야당인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p) 넘게 밀리고 있다.
한편 수낵 총리의 요크셔 사저는 지난해에도 환경 단체로부터 봉변을 당한 바 있다. 작년 8월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은 영국의 북해 신규 석유 개발 정책에 반대하며 이 집 지붕에 올라서서 검은 천을 늘어뜨리는 시위를 펼쳤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총리는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를 표한다"라며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므로 추가 문의는 경찰에 해달라"고 밝혔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