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생성 인공지능(AI) 사업에 쓸 무기를 공개했다. 통신 시장에 맞춰 거대언어모델(LLM)을 경량화한 ‘익시젠’을 출시하고 이를 적용한 사내 서비스 8개를 올해 안에 내놓기로 했다. 클라우드와 내부 구축 형태를 모두 지원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도 공략한다.
LG유플러스는 “생성 AI인 익시젠을 출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의 LLM인 엑사원에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경량 LLM(sLLM)이다. LLM은 연산에 쓰이는 파라미터 수가 1000억개가 넘지만 익시젠의 파라미터 수는 88억개다.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기엔 어렵지만 특정 분야에서 간단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엔 익시젠의 효율성이 더 좋다. 새 데이터를 업데이트 하는 작업에도 부담이 더 적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올해 안에 사내 8개 서비스에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그 중 하나가 네트워크 업무용 챗봇이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업무에 익시젠을 적용한 챗봇을 적용하면 작업 문의에 쓰이는 사내 소통 시간을 기존 대비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서비스 개발을 돕는 플랫폼인 ‘익시 설루션’에도 익시젠을 적용한다. 이 설루션을 활용하면 AI 서비스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개발 전공자가 아닌 직원들도 간단하게 AI 서비스를 시험해 볼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B2B 사업에도 도전한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에 고객사가 원하는 데이터를 학습시켜 산업별로 특화한 생성 AI를 공급하기로 했다. 데이터 유출을 우려하거나 법적 문제에 민감한 공공·금융·제조 기업에게 AI 설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방식뿐 아니라 기업 내 서버에 직접 AI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형태로 익시젠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저작권·지식재산권 문제가 있는 정보는 AI 학습 과정에서 걸러내 사업 리스크를 줄였다.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익시젠을 활용하는 고객사를 위해 시스템 인프라나 서비스 컨설팅 등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익시젠과 익시 설루션을 여러 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효율성, 보안성, 신뢰성 등도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과도 협업해 데이터 전후 처리와 보안층(세이프티 레이어) 구축 기술 역량도 확보했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익시젠의 강점은 가벼움과 속도감”이라며 “익시젠을 사내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해 자사 직원뿐 아니라 고객들의 디지털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익시젠과 익시 설루션 활용 사례를 늘려가며 B2B 영역의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