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축제 예술감독으로 연이어 선임돼 ‘특혜 논란’을 빚은 유성녀 문화예술특별보좌관이 아산문화재단 대표에 선임되면서 지역 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나오던 ‘내정설’이 확인되면서 ‘회전문 인사 논란’까지 확산하고 있다.
아산시는 유성녀 전 문화정책특보가 전날 아산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보도자료 통해 유성녀 전 보좌관이 성웅 이순신 축제 등 굵직한 문화사업의 예술감독을 맡은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시는 “유성녀 특보는 성웅 이순신 축제, 아트밸리 아산 오페라 갈라콘서트, 아트밸리 아산 재즈페스티벌 with 자라섬, 신정호 썸머페스티벌 등의 예술감독을 맡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아산시가 전국적인 문화예술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유 전 특보는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각종 행사 감독을 도맡아 특혜 논란을 빚었다. 유 전 특보는 2022년 9월 아산시 문화예술특보로 임명된 후 지난해 4월 성웅 이순신 축제와 8월 썸머페스티벌, 10월 재즈 페스티벌 등의 문화예술 행사를 공모 없이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아산문화재단 대표 공모와 관련해서도 ‘내정설’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공모를 통해 공정한 경쟁이라는 외형은 갖췄지만, 시장 측근을 주요 보직으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산시민단체는 성명을 내고 공정한 문화재단 대표 선출을 촉구했다.
아산시민연대는 지난 17일 낸 성명에서 “대규모 행사에 공모 절차 없이 특보에게 몰아준 것은 특혜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다”며 “아산문화재단의 대표는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이 함께 지속가능한 아산을 만들기 위한 정책을 함께 할 수 있는 인사가 선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산시 출연기관인 아산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당초 25일로 예정된 면접일을 지난 20일로 앞당겨 유 전 특보의 대표 선임을 강행했다.
아산시의회 문화환경위원회는 25일 오전 행정사무감사에서 증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유 대표는 거절했다. 유 대표는 의회에 제출한 이유서를 통해 “출석 의사가 있었지만, 최근 언론에서 개인 정보와 명예를 침해할 수 있는 왜곡 보도로 비공개회의를 요청했지만, 의결이 이뤄지지 않아 출석을 포기하게 됐다”며 “적절한 보호 조치 없이 의회에 출석할 수 없다는 결정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