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국제 교류 복합지구와 인근 4개 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것은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중 강남에 있는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등은 서울 내에서도 집값이 두드러집니다. 서울 집값을 이끈다고도 볼 수 있죠.
토지거래허가제도는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예정 지역에서 투기 성행과 급격한 지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지정된 지역 내에서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며,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주거지역에서 6㎡를 초과하는 거래를 하려면 해당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거래를 제약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반포 지역과 같은 일부 인근 지역들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에서 제외됐지만,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 잠실 등은 여전히 지정된 상태로 남아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해당 지역들의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기록하면서입니다.
실거주 의무 조항으로 전세 공급이 줄어들어 전셋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실거주 의무로 인해 매매 시장이 축소되고, 이에 따라 월세나 전세로 전환되는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정책이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토지거래허가제도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서울시가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만 집중된 규제가 아니라, 모든 지역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특정 지역에만 규제가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허가구역으로 인해 자산 유동성이 떨어지는 주민들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대출 한도를 늘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 제한 기간에 경제적 부담을 줄이도록 세금 감면이나 공제 혜택도 고민해볼 부분입니다.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으로 재산권이 제한된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재산 가치 하락분에 대한 보상을 통해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형평성이 확보된다면 정책 신뢰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