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모처럼 힘낸다…판매 늘고 신차 속속 출시

입력 2024-06-25 16:31
수정 2024-06-25 16:52
수입 승용차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올초 월 1만 대에 갇혀 있던 수입 승용차가 지난 3월 2만5000대를 넘어섰고, 지난달엔 2만4000대 선을 유지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판매 회복세가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에 진출한 수입차 회사들은 기세를 몰아붙이기 위해 국내에 신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5월 수입차 판매 1년 전보다 13% 증가25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는 2만4116대로, 4월(2만1416대)보다 12.6%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2만1418대)과 비교해도 12.6%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산 완성차회사들의 판매는 9만8749대로, 4월(10만2034대)과 1년 전(10만7305대)보다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올 들어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줄곧 하향세를 보였다. 1월엔 1만 대를 갓 넘은 판매량(1만2974대)으로 직전 달인 지난해 12월(2만8179대)의 반 토막 나며 수입차 시장에 충격을 줬다. 통상 새해를 시작하는 1월엔 전체적인 차량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1월(1만5901대)보다 20% 가까이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2월에도 이어져 1만6143대 판매에 그쳤고, 환경부가 2월 말께 올해 전기자동차 국비보조금을 확정하면서 3월에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한 덕분에 2만5179대의 수입 승용차가 팔리며 분위기가 살아났다. 하지만 4월에 2만1000대 수준으로 다시 주춤했다가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수입차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과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국산 브랜드의 선전 등이 맞물리며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수입차 회사들도 한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경쟁하기 위해 가성비를 갖춘 모델을 공격적으로 내놓거나 아예 고성능 럭셔리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테슬라 모델3로 3542대가 팔렸다. 새로 출시한 전기차인 데다 국비보조금도 250만원 안팎으로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어 벤츠 E클래스(2244대) BMW 5시리즈(1443대) 등이 1000대 이상 팔리며 인기를 얻었다.

회사별로는 BMW가 여러 모델을 앞세워 6188대를 판매하며 4월 1위 자리를 내준 벤츠(5949대)를 다시 역전했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두 차종으로만 4165대를 한국 소비자에게 인도하며 3위를 유지했다. ○수입 신차 쏟아진다 수입차 회사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신차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C-클래스’의 엔트리 모델인 C 200 아방가르드와 C 200 AMG 라인을 새롭게 출시했다. C-클래스는 1982년 전신인 190 모델을 선보인 후 세대를 거듭하며 전 세계적으로 1050만 대 이상 판매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차종이다. 출시 차량에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앞좌석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파노라믹 선루프 등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가격은 C 200 아방가르드가 6200만원, C 200 AMG 라인이 6500만원이다.

BMW그룹코리아도 2017년 이후 7년 만에 뉴 미니 컨트리맨을 국내에 출시했다. 내부 공간을 필수적인 요소만 남겨 간결하게 바꾸고, 앞좌석 시트의 어깨와 팔꿈치 공간을 3㎝ 넓혔으며, 플로팅 형태의 암레스트를 만들어 좀 더 여유로워졌다. 뒷좌석도 앞뒤 위치 조절 및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을 추가했다. 이전 세대보다 넓어진 트렁크 공간은 기본 505L에서 최대 1530L로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자동차업계 최초로 원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해 첨단 기능을 넣으면서도 미니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240㎜의 직경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스텔란티스도 ‘더 뉴 랭글러 4xe’를 국내에 선보였다. 올초 내놓은 더 뉴 랭글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종으로 지난해 미국에서만 6만7000대 판매되며 미국 내 ‘베스트셀링 PHEV’ 타이틀을 차지했다. 파워트레인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 350V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성된다. 272마력, 40.8㎏·m의 힘을 발휘하는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각각 최고출력 63마력 및 145마력, 최대토크 5.5㎏·m 및 26㎏·m)가 합을 이뤄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완충 시 순수 전기로만 34㎞, 총 630㎞ 이상 주행 가능하다. 합산 복합 연비는 12.0㎞/L다.


신차 부족에 시달리며 판매가 줄어든 아우디도 오랜만에 최고급 프리미엄 전기차를 국내에 내놨다. 아우디코리아는 대형 프리미엄 순수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뉴 아우디 Q8 e-트론’과 ‘더 뉴 아우디 Q8 스포트백 e-트론’, 아우디 Q8 e-트론의 고성능 모델인 ‘더 뉴 아우디 SQ8 스포트백 e-트론’을 판매하고 있다.

‘더 뉴 아우디 Q8 50 e-트론 콰트로’는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298㎞, ‘더 뉴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는 368㎞, ‘더 뉴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351㎞, ‘더 뉴 아우디 SQ8 스포트백 e-트론’은 303㎞ 등을 달릴 수 있다.

가격은 1억860만원(더 뉴 아우디 Q8 50 e-트론 콰트로)부터 1억5460만원(더 뉴 아우디 SQ8 스포트백 e-트론) 등으로 전기차 구입 시 국비 보조금은 받을 수 없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