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기술이 전부가 아니에요.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갖춰야 하지요.”
데니스 퍼슨 스노우플레이크 최고마케팅책임자(CMO·사진)는 24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조작이 간편해지는 것이 테크산업의 특성”이라며 “앞으로 AI도 쉽고 가격 부담이 낮은 제품과 서비스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과 호환할 수 있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고객사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려는 빅테크들과 구분되는 전략이다.
퍼슨 CMO는 승차 공유서비스 우버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2년 전 이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AI를 데이터와 긴밀하게 연결하는 작업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업무”라며 “스노우플레이크를 통하면 따로 다른 채널을 거치지 않아도 되며 몇 번의 클릭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개발자만 열쇠를 쥐고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직원이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갖춰 쉽게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4’에서 새로운 AI 서비스 ‘코텍스AI’를 공개하고 참관객 중 한 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즉석에서 챗봇을 개발하게 하는 깜짝 이벤트를 했다. 참관객이 다섯 번 정도 클릭하니 5분여 만에 AI 챗봇 어시스턴트가 완성돼 작업을 수행했다.
퍼슨 CMO는 “새로운 AI 서비스가 정말 쉽고 간편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 이 같은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직원 누구나 쉽게 AI 기술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도록 한다면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몰라보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작업을 데이터 유출 우려 없이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과 함께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도 스노우플레이크의 점유율 확대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면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 수 있지만 점유율과 장기적 성장엔 보탬이 된다는 게 퍼슨 CMO의 설명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