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다중 뇌영상을 이용해 근육 감소 탓에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규명했다. 몸속 근육량이 많으면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했다. 근력과 근육기능은 뇌 인지기능에 영향을 줬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임현국 가톨릭 뇌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김성환 임상강사)이 이런 내용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즈앤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 6월호에 공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가톨릭노화뇌영상데이터베이스(CABI)를 활용해 치매가 없는 528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점수와 인지기능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낙상 골절, 걸음걸이 이상 등 일상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 인지 기능 장애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근감소증이 구체적으로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켜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근감소증 탓에 생기는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혈관성 변화, 뇌 두께 감소 등 복잡한 대뇌 변화와 인지기능 장애 유발 기전도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 분석 결과 생체임피던스 기기로 측정한 근육량, 악력계로 측정한 근력,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로 측정한 근 기능 등은 모두 인지기능 장애와 연관성이 있었다. 하지만 뇌 위축 정도, 뇌 백색질 변성 정도, 뇌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 등은 차이가 있었다.
근육량이 적을수록 알츠하이머병 유발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이 많았다. 근력이 약할수록 측두엽 대뇌 피질 두께가 얇아지고 근기능이 떨어질수록 양측 섬엽 두께가 위축됐다.
부분최소적합 구조방정식 모형(PLS-SEM)을 이용해 나이, 성별, 교육년수, APOE 유전자형, 우울증 점수 등을 통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근육량이 많으면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했다. 근력이 높으면 백색질 변성을 막아 뇌 외축과 인지기능 저하를 방지했다. 근육 기능이 좋아지면 뇌 위축을 보호하고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데에 도움이 됐다.
제1저자인 김성환 임상강사는 "고령에서도 근육 양, 강도, 기능을 유지하는 게 뇌 퇴행성 변화와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에 중요하다"고 했다. 교신저자인 임 교수는 "근감소증 관련 신체 상태에 대한 의학적 접근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는 새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