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보다 환자의 생존 기간을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앱클론은 국내 바이오회사가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중 유일하게 장기 추적 데이터를 공개할 정도로 효능에 자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혈앰악의 일종인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을 적응증으로 CAR-T 치료제 AT101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CAR-T는 환자 맞춤형이란 것이 특징이다. 우선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T세포를 분리한다. 환자의 T세포는 암세포 살상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격 대상을 인식하지 못한다. 여기에 암세포를 찾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CAR을 달아주는 유전자 조작을 하면 CAR-T가 된다. CAR-T를 대량 증식한 뒤 품질검사를 거쳐 환자에게 투약한다.
국내에 출시된 CAR-T는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다. CAR-T는 완치율이 높아 ‘꿈의 항암제’로 불리지만 높은 재발률이 단점이다. 킴리아는 임상 2상에서 투약 이후 16.4개월 기준 환자의 전체생존율(OS)이 40%에 불과하다. 글로벌 CAR-T 매출 1위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 역시 같은 기간 OS가 50%다.
AT101은 임상 1상에서 OS 80%를 기록했다. 임상 1상에는 12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세 가지 용량으로 투약했다. 6명 저농도, 3명 중간 농도, 3명 고농도 등이다. AT101 저농도는 킴리아 투약 농도의 4%, 중간 농도는 20%이고, 고농도는 킴리아와 투약 농도가 같다.
이 대표는 “AT101은 킴리아 투약 농도의 절반도 안 되는 낮은 농도로 투약한 환자들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OS에서 월등한 효과를 보였다”며 “후발주자로 시장에 출시해도 강력한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한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앱클론은 AT101의 국내 승인 시점을 이르면 2025년 말로 보고 있다. 임상 2상 참여 환자 82명 중 40명을 먼저 분석해 올해 가을 중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후 1상 결과와 2상 중간 결과 데이터로 국내에서 신속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AT101은 1상을 이미 끝냈기 때문에 파트너사가 해외에 출시하려면 현지에서 2상만 하면 된다”며 “좋은 조건으로 기술이전을 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