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chi에 꽂힌 美 고소득층

입력 2024-06-24 18:06
수정 2024-07-02 16:16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티오브인더스트리에 있는 대상 김치 공장. 배추를 씻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날 16시간 절인 배추를 세척해 설비에 넣고 양념과 함께 버무리면 김치가 완성된다. 이곳은 대상이 2022년 초 국내 식품업체로는 처음 미국에 지은 김치 생산 시설이다. 1만㎡(약 3000평) 규모로 연간 2000t의 김치를 생산한다.

대상 ‘종가’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풀무원 ‘나소야’를 제치고 미국 1위 김치 브랜드로 도약했다. 팬데믹에도 공장을 짓고, 현지 업체인 럭키푸즈를 인수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결과다. 최창우 대상아메리카 대표는 “코로나 이후 미국 내에서 장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발효식품인 콤부차와 김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아마존 프레시 납품 통계를 분석해보면 김치를 먹는 이들의 상당수는 건강에 관심이 높은 고소득층 백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상의 미국 내 김치 판매액은 수입과 현지생산 물량을 합쳐 800억원이었다. 대상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폴란드 크라쿠프에도 유럽 첫 김치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도 공략해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종가 국내외 매출이 4000억원임을 감안하면 5년 내 2.5배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김치뿐만 아니라 피클 등 절임 채소 품목을 강화해 시장 확장에 나선다. 최 대표는 “미국 법인 내 연구개발(R&D) 부서를 강화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지 유통 채널에서 인기가 높은 절임 채소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오브인더스트리(미국 캘리포니아)=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