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럽서 아이폰 등에 AI 기능 탑재 보류…"EU 규제 불확실성 탓"

입력 2024-06-22 08:11
수정 2024-06-22 08:12

애플이 아이폰 등에 탑재할 예정인 인공지능(AI)기능을 유럽연합(EU)의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유럽에선 보류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21일(현지시간) EU의 기술기업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보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EU 국가에서는 자사 기기에 새로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아이폰 미러링 △화면 공유 기능을 넣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DMA는 애플과 구글,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이들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반드시 허용하도록 했다.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반하면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 시행 후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앱스토어 내 결제 등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애플의 이번 AI 기능 보류 발표에 대해서는 "게이트키퍼들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규칙을 준수하기만 한다면 유럽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이며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 등 자사의 모든 기기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우선 아이폰 운영체제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할 계획이다.

다만 애플이 이번에 EU 시장에서 새기능 출시를 보류하기로 해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27개국 소비자들은 당분간 애플의 야심 찬 AI 기술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