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기능식품 관련주가 재조명받고 있다. 건기식 제조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호황기를 맞았으나 최근 몇 년간 내수 침체로 성장이 정체됐다. 증권가는 건기식 제조 기업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어 연내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건기식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는 전날보다 18.50% 급등한 1만8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밸류업 공시 소식과 수출 기대감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또 다른 건기식 업체 노바렉스와 코스맥스엔비티도 이날 각각 2.96%, 1.62% 올랐다.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주가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작년부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8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며 매년 5~10% 커지다가 최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영향으로 성장이 멈췄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보건물가지수는 전년보다 2.5% 상승해 1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보건물가지수는 의료비와 의료 제품, 건강보조식품을 포괄하는 물가지수로 34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이 기간 건기식 소비자물가지수는 8.7% 뛰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 오름폭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 판매도 부진하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올 1분기 내수 매출은 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노바렉스도 396억원으로 31% 줄었다. 코스맥스엔비티 역시 222억원으로 25%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급증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해외 매출은 315억원으로 43.2% 늘고 노바렉스는 169억원으로 39.7% 증가했다.
해외 매출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건기식 ODM 업체는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중국 현지 법인 강소콜마를 통해 현지 판로를 뚫고 있다. 증권가는 수출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와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건기식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