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두 달여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최 회장은 미국 방문 기간 중 현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이른바 빅테크 주요 인사들과 회동을 갖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사업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2일 미국 출장에 나선다. 올해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후 약 두 달여 만이다. 이번 출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 등 SK그룹의 AI·반도체 관련 주요 경영진도 동행한다.
최 회장은 출장길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지도 빅테크가 모여 있는 새너제이 실리콘밸리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사 소재지 여러 곳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대만에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과 만나 “인류에 도움 되는 AI 초석을 함께 만들자”며 SK의 AI 방향이 ‘사람’에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국 AI·반도체 빅 테크 경영진들도 최근 인류의 미래에 공헌하는 AI를 강조하고 있어, 최 회장과 이와 관련한 여러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올해 4월 미국, 6월 대만에 이어 다시 미국을 방문해 AI 및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20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장을 대법원에 제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 산정 기준이 타당한지 복잡한 쟁점을 살펴야 하는 가운데 최 회장 측은 최근 서울고법의 판결문 경정(更正)을 계기로 대법원이 본안 심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이 해당 사건을 파기 환송할 경우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해야 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