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너무 하고 싶죠.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저 매 샷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포천 퀸’을 차지하기 위한 우승 경쟁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선 ‘장타여왕’ 윤이나(21)가 20일 시즌 첫 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이나는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 2라운드에서 전날과 같은 3언더파 69타를 치며 1위로 올라섰다. 전반에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단숨에 3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올라선 그는 후반에는 '올 파' 행진으로 중간합계 6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윤이나는 경기를 마친 뒤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오늘도 3언더파로 잘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엇다. 그는 "후반에 바람을 읽는데 조금 실수가 있었다"며 "몇개 홀에서 핀에 가까이 붙이지 못해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포천힐스CC와 인연이 깊다. 루키 시즌이던 2022년 이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두번째 출전인 올해도 1, 2라운드 모두 뛰어난 플레이로 리더보드 상단을 지켰다. 윤이나는 “포천힐스CC는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코스”라며 “늘 좋은 성적으로 거둬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코스에서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비결은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다. 포천힐스CC는 페어웨이가 넓지 않고 언듈레이션이 있는 산악코스여서 비거리와 정확도, 모두를 요구한다. 윤이나는 1, 2라운드 모두 '신중 모드'로 접근했다. 전날 14번의 티샷 가운데 드라이버를 단 6번만 잡았고, 이날도 8개 가량의 홀에서 우드나 유틸리티로 티샷을 했다. 그는 “남은 이틀 경기에서도 오늘과 똑같이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LPGA투어에 장타 신드롬을 불러온 윤이나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클럽은 숏 아이언이다. 그는 "9번 아이언 아래의 짧은 클럽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린 주변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이언으로, 비거리가 긴 윤이나는 두번째 샷에서 주로 숏아이언을 잡는 경우가 많다. 그는 “9번 아이언 이하의 클럽을 실제로 가장 많이 잡고 연습한다”며 “연습하는 만큼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포천은 낮 최고기온 34도를 기록하며 더웠다. 기상청이 중부지방에 폭염특보를 내릴 만큼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윤이나는 “경기 전 더위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남은 3~4라운드 경기에서 우산을 잘 쓰고 다니는 식으로 더위에 잘 대비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윤이나를 보기 위해 팬클럽 회원 약 3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은 다같이 “윤이나 빛이나 화이팅!”이란 구호를 넣어주며 응원했다. 윤이나 역시 다음 샷을 위해 이동하는 순간에도 팬들과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그는 “팬들은 저에게 가족처럼 소중한 분들”이라며 “시간을 내서 이렇게 찾아와 주는 팬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포천힐스CC=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