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첫 美 조선 진출"…한화오션 등 업종 전반 강세

입력 2024-06-21 09:26
수정 2024-06-21 09:28
한화그룹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단 소식에 21일 한화오션과 조선업 소속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다. 국내 기업이 미국 조선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9분 현재 한화오션은 전일 대비 800원(2.5%) 오른 3만2850원에 거래 중이다. 반면 같은 시각 한화시스템과 한화엔진은 각각 2.12%, 2.35% 하락하고 있다.

앞서 이날 개장 전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공시를 통해 필리조선소 인수 계약사실을 알렸다. 인수 금액은 총 1억달러로 우리 돈으로는 1380억원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지분 40%를, 한화시스템은 지분 60%를 확보할 예정이다. 지분인수는 오는 11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내 재계의 미국 조선업 첫 진출에 의미가 크지만, 향후 현지 공급망 정상화와 일감 확보 등이 관건인 만큼 투자심리가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조선주 전반의 투자심리는 개선된 모습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이 약 4% 상승 중이고 HD현대미포(1.87%), HJ중공업(1.03%), HD한국조선해양(0.47%), 삼성중공업(0.45%) 등이 오르고 있다.

한화가 인수한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의 미국 내 자회사다. 필라델피아 해군기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필리 조선소는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의 5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등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의 건조 실적도 보유 중이다. 이처럼 현지 법 '존스 액트'를 준수해 미국 공공기관과 해군, 해경 등에서 발주하는 선박의 건조와 수리, 유지보수 작업을 수행한다.

시장에선 이번 필리 조선소 인수로 한화그룹이 미국 상선·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에서 공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존스 액트를 준수하는 미 본도 조선소를 교두보로 확보한 건 태평양 7함대뿐 아니라 전체 미 해군의 함대에 접근할 수 있단 의미"라며 "현지 해군 사정 감안 시 수리사업 등의 일감을 확보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하나씩 공개될 사업의 세부사항과 회사의 비전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