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연구소 내 일부 기술 인력을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쓰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부문으로 이동시켰다. 애플이 올해 출시한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OLED 패널 납품 경쟁에서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 밀리자 특단의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연구소 내 재료연구팀 기술 인력 절반을 중소형 사업부 개발실로 전환 배치했다. 약 50명 정도가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대형OLED부문 개발 인력 500여 명을 중소형 부문으로 돌린데 이어 추가 보강에 나선 것이다.
삼성은 올해 애플이 출시한 M4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OLED 패널 납품 물량에서 LG디스플레이보다 뒤쳐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아이패드 프로 OLED 패널은 LG가 65%를, 남은 35%를 삼성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11인치, 13인치를, 삼성은 11인치만 납품하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선점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생산 수율 문제로 LG디스플레이에 우위를 내주게 된 것이다. 아이패드 납품 실적에 따라 올해 수익성이 사실상 판가름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에 실적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삼성은 아이패드용 OLED를 양산하는 과정에서 빛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탠덤 OLED 기술이 적용되는 아이패드용 OLED는 스마트폰용보다 밝기가 더 밝고 전력 효율성이 더 우수해야해 기술력 측면에서 난이도가 높다. 탠덤 OLED 기술은 LG가 2019년 최초로 성공한 기술이다. 삼성의 인력 보강은 기술력을 끌어올려 중소형 OLED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애플의 아이패드 납품 비중을 다시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최근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애플의 올해 아이패드 출하량은 900만대 이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당초 예상치였던 500만대 수준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물량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중소형 부문에서 주64시간 근무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