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뮤지컬 보고 들리는 대구 관광 필수 코스…젊음 넘치는 서문·칠성야시장

입력 2024-06-20 16:22
수정 2024-06-20 16:24

‘대구의 먹방 성지’, ‘주말 저녁에 가면 좋은 데이트 명소’, ‘시간 순삭하는 대구 관광객의 필수코스’

코로나로 주춤하던 대구의 야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16년 개장한 뒤 전국 최대 규모의 야시장으로 등극한 대구 서문 야시장은 올해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초 개장한 서문시장 야시장과 칠성시장 야시장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대구를 찾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프로야구 원정응원단과 전국 투어를 하는 외국인들도 대구 야시장에서 먹방 여행으로 일정을 완성한다. 특히 아시아 최고의 뮤지컬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21일 개막해 7월 8일까지 열리면서 대구를 찾는 뮤지컬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대표 뮤지컬을 반값에 감상하고 대구의 먹방 성지를 경험하는 환상의 대구 여행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27개의 매대와 푸드트럭, 연장 영업에 나선 야시장 매대와 납작만두, 칼국수 등 ‘낮시장 맛집’ 등 40여개 매대마다 긴 줄이 늘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야시장 피크타임인 7시~8시 30분이 넘어가자 이번에는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한화이글스 응원복을 입은 응원단들이 야시장으로 몰려왔다. 방금 끝난 야구 관람 후 도시철도를 타고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었다.

고향이 예천인 고의환씨는 “김해, 부산, 포항 친구들이 모여 프로야구를 보고 야시장에서 한 잔 더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야시장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다고 해서 친구들을 초대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야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도시철도 3호선 등 접근성이 좋은데다 야시장에 참가한 셀러들이 엄격한 심사에 대비해 야시장 메뉴를 창의적으로 개발한 덕분이다. 시니어 모델 활동을 하는 최연희 대표는 “과거에 다이어트한 경험을 살려 야채를 많이 넣은 삼겹말이 메뉴를 개발했다”며 “야식으로 먹지만 살은 찌지 않는 메뉴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불닭치즈를 판매하는 강경석 대표는 “서문 야시장의 메뉴들이 MZ세대를 겨냥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창의적인 메뉴가 많은 것이 야시장 부활에 한몫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 서문 야시장에는 대구의 10 미(味)인 막창부터 삼겹김밥, 스테이크, 야키소바, 에그와플, 새우·닭·염통 꼬치, 직화 초밥, 카베츠야끼, 묵은지 파스타, 치킨 등 실험적인 메뉴들이 가득하다. 칠성 야시장도 막창, 닭꼬치, 새우튀김, 삼겹살순대볶음, 칠성야맥 등 13개 매대가 영업 중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장한 서문시장 야시장과 칠성 야시장의 매출액과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개장 후 20일 동안 하루 평균 매출액은 서문 야시장이 1800만원으로 지난해 97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방문객은 7500명에서 1만600명으로 41% 늘어났다. 칠성 야시장의 경우 매출액은 280만원에서 580만원으로 2배, 방문객도 2100명에서 2900명으로 38% 늘었다. 서문 야시장은 금, 토, 일 주말 사흘, 칠성 야시장은 월, 목, 금, 토, 일 5일간 운영하고 있다. 칠성 야시장은 가족 연인과 함께하는 신청 친수공간인 징검다리와 신천야경을 감상하는 가족과 연인들의 명소다.

2016년 개장한 서문시장은 당시 매대가 80대로 전국 최대규모였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를 맞으면서 2022년과 지난해는 매대가 13~19대까지 줄어들었으나 올해 27개로 늘어나면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서문·칠성 야시장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선정되었고, 특히 서문시장은 지역의 핵심 관광 명소화를 추진하는 문체부의 ‘한국 대표 전통시장(K-마켓) 10선’에 선정되는 등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야간관광 명소로 도약하고 있다.

랍스타치즈구이를 판매하는 함태원 대표는 “서문 야시장을 찾는 고객 가운데 70%가 외지인일 정도로 대구를 찾는 관광객이나 방문객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야시장 방문객 가운데는 외국인도 많았다. 경북 경산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는 친구를 만나러 온 캐나다인 아눈토씨는 “5월 초에 한국에 와 서울 부산등지를 다녔는데 대구는 푸드가 최고”라고 말했다. 친구 아닐라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서문 야시장이 유명하다고 해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대구 야시장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곳곳에 마련돼있다. 특히 K팝 버스킹과 댄스 경연대회 등도 열려 한여름 여행의 추억도 간직할 수 있다.

윤정희 대구시 민생경제과장은 “21일부터는 뮤지컬페스티벌도 개막해 외지인들의 방문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