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고배당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70여 개 종목이 오는 30일을 기점으로 중간배당과 2분기 배당을 한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기업들이 잇달아 배당금을 늘리고 있어 최고 8%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금융지주 등 전통 가치주를 비롯해 배당주를 모아놓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70여 개 종목 중간·분기배당 예상
20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2500억원 이상 국내 상장 종목 중 올 6~9월 중간배당과 2분기 배당이 기대되는 종목은 70여 개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이날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평균 1.05%다. 연 환산 수익률은 4.2%로 시장 금리보다 높다.
평균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한국쉘석유(3.38%), LG유플러스(2.55%), 동국제강(2.48%), 예스코홀딩스(2.13%) 등이다. 한국쉘석유는 30일을 기준으로 2분기 배당 계획을 공시했다. LG유플러스는 배당 계획을 확정했지만 배당기준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2분기 배당 기준일은 6월 말로 정해져 있다. 중간배당은 정관과 이사회에서 임의로 정하기 때문에 종목마다 제각각이다. 다만 관례적으로 6월 말 전후로 결정되는 사례가 많다.
증권가는 2분기 배당이 확정되지 않은 종목 중 게임사 컴투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연간 적자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그해 6월 주당 1300원을 배당했다.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돼 2분기 배당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컴투스가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올해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2분기 3.53%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률 최고 8% 종목도 나올 듯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꼽혔다. 이 종목은 다음달 3일을 배당기준일로 해 주당 500원을 배당하겠다고 공시했다. 배당수익률은 8.13%에 달한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기준일이 집중된 30일 다른 종목을 보유해 배당을 받고 다음달 3일에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으로 갈아타는 이중 배당 투자도 가능하다”며 “다만 유통 물량과 거래량이 적어 매매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4대 금융지주 역시 올여름철 배당 투자 기대주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1.13%), 신한지주(1.13%), 하나금융지주(1.00%), KB금융(0.97%)의 이번 중간·분기배당 수익률은 1% 안팎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금을 증액할 가능성도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한 KB금융의 자기주식 취득을 감안하면 이 종목의 2분기 말 주당 배당금은 지난 분기(784원)보다 5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은행주가 적정한 중간 배당 규모를 찾아가는 시점이어서 다소 변동성이 있겠지만 이전 수준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은 연초에 최소 배당 총액을 정해놓고 분기마다 똑같이 현금 배당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밸류업 장세가 펼쳐지며 배당주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종목에 투자하는 배당주 ETF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ARIRANG 고배당주’는 지난 4월 17일 단기 저점을 찍고 이날까지 15.8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65%)의 두 배였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가치주 상승 모멘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