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선 끝엔 동해·설악산…나만 알고 싶은 럭셔리 힐링 별장

입력 2024-06-20 17:42
수정 2024-06-21 02:44

23개국에서 70여 개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반얀그룹의 시작은 태국 푸껫의 방타오만 해변가였다. 1984년 11월 싱가포르 출신 호권핑 회장은 이곳에서 아내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다짐했다. ‘푸껫에도 미국 하와이처럼 지상 천국 같은 리조트를 만들겠노라’고. 그는 근처 탄광으로 인해 오염된 땅에 7000여 그루 나무를 심고, 그 안에 리조트를 지었다. 럭셔리 호텔·리조트의 대명사 ‘반얀트리’는 그렇게 시작했다.

30년간 역사를 이어온 반얀그룹이 이달 초 한국에 새로운 리조트 ‘카시아’를 냈다. 장소는 푸른 동해와 거대한 설악산을 끼고 있는 천혜의 도시 강원 속초. 반얀그룹이 2010년 반얀트리클럽앤스파 서울을 통해 한국에 처음 진출한 지 14년 만에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다. 반얀그룹이 강원도, 그중에서도 가장 면적이 작은 소도시 속초에 매료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객의 천국’ 속초, 카시아를 품다 “장엄한 설악산과 짙푸른 동해 바다 사이에 자리한 속초는 자연과 해산물,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반얀그룹에서 아시아 사업과 그룹 서비스 부문을 총괄하는 필립 림 부사장(사진)에게 묻자 간단하고 직관적인 답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하이킹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속초는 잊을 수 없는 도시였어요. 생애 최고의 해산물을 맛본 속초 어촌, 가을 설악산의 풍경까지…. 이 생생한 경험을 카시아 속초에 머무는 방문객이 함께 느꼈으면 했죠.”


이달 초 카시아를 찾았다. 카시아에선 늘 동해와 설악산이 따라다닌다. 반얀그룹의 자랑인 5층 프리미엄 ‘엘레멘츠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을 때도, 1층 뷔페 레스토랑 ‘비스타’와 베이커리 카페 ‘호라이즌’에서 식사할 때도, 사계절 내내 운영하는 실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할 때도 언제나 통창을 통해 자연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림 부사장은 “반얀그룹의 다양한 호텔·리조트 브랜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가치는 도시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낸다는 것”이라며 “카시아 속초도 이 지역의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건물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도록 설계했다. 영국 월페이퍼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세계 건축가 20인’에 오른 김찬중 건축가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건물 3개 동은 거대한 푸른 책꽂이에 세 권의 책이 꽂혀 있는 듯하다. 대포항 바로 앞에 리조트가 있는 덕에 꼭대기 층인 26층 카시아 속초 루프톱에 올라가면 새파란 하늘과 탁 트인 바다가 맞닿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674개 객실은 모두 ‘오션 뷰’라고 할 만큼 바다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바다가 따라다니는 리조트카시아에는 푸껫에서 태동한 반얀그룹만의 DNA가 녹아 있다. 엘레멘츠 스파에는 푸껫에서 두 달간 집중 트레이닝을 받은 직원들이 상주해 있다. 리조트지만 5성급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킹 베드(107실), 트윈 베드(230실), 스위트(326실), 펜트하우스(3실) 모두 호텔에는 없는 주방 시설과 프라이빗 발코니는 물론 대형 욕조도 갖췄다. 휠체어 고객을 위해 실내 턱을 모두 없앤 장애인용 객실,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루프톱 놀이 공간 등도 있다. 그야말로 커플부터 가족 단위, 반려견 동반 방문객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카시아’를 만든 셈이다.


반얀그룹에 올해는 특히 중요한 해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반얀트리그룹에서 반얀그룹으로 리브랜딩하고, 아시아 각국에서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에 나섰다. 올해 일본에선 반얀트리 히가시야마 교토를, 베트남에는 가리야 무창차이를 연다. 림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반얀트리라는 단일 럭셔리 브랜드가 강력했다면, 이제는 카시아, 홈, 가리야, 다와, 폴리오 등 여러 브랜드를 거느린 멀티 브랜드 호스피탤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림 부사장은 “그중에서 한국 시장은 반얀그룹에 특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카시아 속초 오픈과 함께 인근에 홈마리나 속초도 들어섰고, 내년에는 여의도 앙사나(서울), 반얀트리 해운대(부산), 카시아 제주(제주) 등도 잇따라 문을 연다. 그는 “독특한 문화 유산, 역동적이고 다양한 풍경, 활기찬 지역사회 등 한국 지역이 지닌 매력을 반얀그룹 브랜드를 통해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속초=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