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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타이주 올 들어 15% 하락
내수 부진에 도매가 연일 내려
중국 고급술 종목 '귀주모태주'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본토(홍콩 제외)증시 시가총액 1위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받았으나, 최근 상승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23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귀주모태주는 올해 연저점인 1471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경기 침체로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들어 15% 가까이 하락했다.
귀주모태주는 위스키, 코냑과 함께 세계 3대 명주로 꼽힌다. 미·중 수교 등 역사적 외교 무대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중국 국주다. 중국 귀주성 모태진에서 나오는 원재료를 아홉번 찌고, 여덟번 발효한 뒤 일곱번 술을 받아내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숙성 기간만 5년에 달하며, 독특한 향과 맛으로 유명하다. 마오쩌둥이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에게 대접한 술로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독특한 제조법은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워 희소성이 높다. 명품처럼 판매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중국 현지에서는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귀주모태주의 출고가는 병당 1169위안으로 20% 인상됐다. 가격 인상으로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귀주모태주의 1분기 총 매출은 464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회사 목표치보다 3%포인트 높았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15.7% 늘어난 24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고급 주류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수요 감소로 마오타이주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지난 21일 중국 주류 도매가 안내 사이트 금일주가에 따르면 2024년산 마오타이주 1병(500ml 기준 벌크)의 도매가격은 2250위안으로 한 달 사이에 10% 하락했다. 중국 전통명절인 단오절(6월8일~10일) 성수기를 앞두고도 가격은 계속해서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화푸증권은 "마오타이주의 가격은 거시 경제 정책과 소비자 수요가 좌우한다"며 "최근 도매가 하락 원인은 수요 부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래 소비층인 젊은 세대의 주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귀주모태주처럼 알코올 도수가 53도에 달하는 증류주보다 15도 이하의 와인이나 맥주와 같은 저도주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오타이는 젊은층 공략을 위해 지난해 루이싱커피와 손잡고 커피와 술을 혼합한 '마오타이 라떼(장향라떼)'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명 초콜릿 브랜드 도브(Dove)와 협력해 '마오타이주심초콜릿'도 출시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우유 1㎏당 마오타이주 50g을 섞어 만든 아이스크림을 내놓기도 했다.
현지 증권가에선 마오타이주 도매가 하락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인증권은 "6·18 쇼핑 축제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도매가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푸증권도 "도매가 하락은 단기적"이라며 "장기적으로 도매가 하락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올해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장더친 마오타이 회장은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품질이 곧 핵심 경쟁력"이라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이란 연초 목표는 무리없이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감안한 올해 마오타이의 매출액은 1731억위안으로 예상된다. 이를 달성했을 경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화신증권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마오타이주의 주당순이익(EPS)은 69.85위안에서 93.85위안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