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세수 결손 사태에도 ‘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재정 파탄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상속세 완화 방침을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13조원 넘는 재정이 투입되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조(兆) 단위의 일회성 재정 지출을 요구하면서 정부에 ‘재정 파탄’을 추궁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세수 결손이 심각하고 재정 상태가 엉망인데 (정부가) 또 감세를 꺼내 들었다”며 재정 당국자 등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진 의장은 “써야 할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서 빚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서 세금을 깎아주자는 것은 스스로 세수 기반을 허무는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까지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4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약 56조원 규모의 ‘세수 펑크’ 사태에 이어 올해도 30조원가량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진 의장은 그러나 민주당이 주장해 온 ‘1인당 25만~3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빚을 내서라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진 의장은 “정말로 급한 건 민생지원금으로 내수를 살릴 마중물을 붓는 일”이라며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국채도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전 국민 ‘돈 살포’는 반짝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지속성은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