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유력한 나경원 의원(사진)과 친윤이 손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일주일 앞둔 18일 친윤계 의원들은 당 안팎의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일반적으로 항상 적극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타난다”며 “(현재 구도의) 변화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정훈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한동훈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여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수위를 높였다. 조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총선에서 패배한 분도 다시 나와 당을 이끌겠다고 주장하고 계시지 않냐”라고 쏘아붙였다.
다만 총선 패배와 관련된 비판을 받고 있는 친윤계 내부에서 당 대표 후보를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자연히 한 전 위원장을 제외한 당권주자 중 한 명을 정해 지원 사격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현재로선 나 의원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까지 가면 이변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TK(대구·경북) 주류 세력의 표심이 결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