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펀드 다시 '뭉칫돈'…수익률 1위 탈환

입력 2024-06-18 18:29
수정 2024-06-19 00:28

총선 이후 주춤하던 인도 펀드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고 다시 반등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부진한 총선 결과를 딛고 3연임에 성공해 정책 연속성에 힘이 실리면서다. 인도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5조달러(약 6899조원)를 넘어섰다. 미국,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5위 자리에 올랐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2개 인도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지난 17일 기준)은 12.96%로 주요 국가별 주식형 펀드 중 1위에 올랐다. 미국 펀드(10.96%) 중국 펀드(4.26%) 베트남 펀드(4%) 일본 펀드(0.33%) 등의 같은 기간 수익률을 웃돌았다. 인도 펀드 설정액도 올초 2조3480억원 수준에서 현재 3조585억원으로 불어났다. 국내 상장된 인도 상장지수펀드(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인도Nifty50’에는 올 들어 2781억원이 순유입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으며 가파르게 상승하던 인도 증시는 이달 초 총선 결과가 악재로 작용해 수익률이 주춤했다. 모디 총리 소속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 소식에 인도 니프티50지수는 4일 하루 만에 5.9% 급락했다. 하지만 동맹 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모디 총리가 3연임하자 증시는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올 들어 인도 주식을 34억달러어치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은 “중국에서 빠져나간 갈 곳 잃은 글로벌 자금이 인도로 몰리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고도 성장기에 소비지출이 늘고 소비주들이 급등한 것을 고려할 때 인도 역시 소비주 중심의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내국인이 주식 투자에 적극 참여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투자군이 다변화하면서 증시 체력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국내 펀드는 올해 들어 인도 주식을 약 260억달러어치 사들였다. 지난해 연간 매수 규모(223억달러어치)를 반년 만에 넘어섰다.

운용업계는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잇달아 다양한 테마의 인도 주식형 ETF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엔 인도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와 ‘인도의 삼성그룹’으로 불리는 타타그룹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인도타타그룹’이 상장됐다. 상장 한 달여 만에 각각 771억원, 466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순유입됐다.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의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기 쉽지 않아 인도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를 오는 8월 출시할 예정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