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앞으로 5년 동안 6500억원 이상을 서울 소재 54개 대학에 투자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산업을 주도할 인재 3200명을 키운다. 중소·중견기업 채용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창업 기업 13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각 대학이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대학 건물의 활용 규제 제한도 풀어준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18일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미래 혁신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교육부가 대학 재정지원사업 예산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하는 ‘RISE(라이즈)’ 사업 시행을 앞두고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대학 지원책을 수립한 것이다. 서울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오 시장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신기술을 개발하려면 인적 자원이 중요하다”며 “인재 양성에 방점을 둔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글로벌 산학협력을 촉진할 대학 12곳을 선정해 60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서울캠퍼스타운을 통해 대학 창업 기업을 1300개 이상 배출한다는 목표다. 서울에 있는 20개 대학원을 공모 방식으로 뽑아 AI, 반도체 등 중견·중소기업과 연계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신설하거나 지원한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 이공계열 석·박사생 1000명, 창조산업 분야 400명, 뷰티·패션 및 기계·전자 등 전문기술 분야 인재 800명도 양성할 예정이다. 사업 재원은 연간 1300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이 중 1000억원은 교육부의 라이즈 사업 예산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캠퍼스 공간을 늘리는 도시계획 지원책도 마련했다. 오 시장은 “강의실과 최첨단 기자재를 들일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대학들의 공통된 요청이었다”고 강조했다.
우선 주차장 면적 기준을 기존 200㎡당 한 대에서 250㎡당 한 대로 완화한다. 민간 주도의 기숙사 공급을 늘리고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기숙사와 지역주민시설을 복합화할 계획이다. 방학 기간 사용하지 않는 기숙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숙소로 제공한다.
예산 확보는 앞으로 남은 큰 과제다. 이해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지방과 차별화된 서울의 새로운 형태의 대학 지원 사업에는 교육부가 예산을 추가로 줄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대학별 지원 규모는 오는 9월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