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경기도 일대 45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른바 '건축왕'이 8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또다시 기소됐다.
인천지검 형사5부는 사기 등 혐의로 남모(62)씨 등 일당 29명을 추가로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남 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다.
이번 기소 내용은 남 씨 등이 인천에서 빌라나 소형 아파트 세입자 102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83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와 함께 남 씨 등은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담보대출금 1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추가됐다.
앞서 먼저 기소된 전세 사기 피해액 453억원(563채)을 더하면 남 씨 일당의 전체 혐의 액수는 536억원(665채)으로 늘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남 씨가 공인중개사인 딸에게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175세대 건물을 명의신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남 씨에게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를, 그의 딸에게는 남 씨에게 이미 적용한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를 각각 추가로 적용했다. 검찰은 또 남 씨가 딸 명의로 소유한 미추홀구 건물을 추징 보전해 동결 조치했다.
앞서 남 씨는 148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공범 9명과 함께 먼저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1심에서 사기죄의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항소심 재판과 별도로 305억원대 전세 사기 1심 재판은 따로 인천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2∼5월 남 씨 일당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4명이 잇따라 숨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