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애국 베팅 개미들…올해 줄줄이 손실

입력 2024-06-17 16:57
수정 2024-06-17 17:08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달러선물 인버스 상품을 순매수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14.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등락률(2.78%)을 크게 밑도는 성적표다. 이 상품은 달러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달러가 하락세를 보여야 수익이 나는 구조다.

다른 달러선물 인버스 ETF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연초 이후 13.87%,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14.27% 내렸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역시 6.48% 내렸으며,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는 6.65%, 'KBSTAR 미국달러선물인버스'는 6.51% 하락했다.

올 들어 달러 강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달러당 1299원이었던 환율은 현재 1380원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미국 경기가 지속 호조세를 나타내며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다. 연초 시장에선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를 최대 5회까지 예상했으나 현재 예측치는 1~2회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55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KODEX 달러선물레버리지'는 오히려 올 들어 6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이나 단기적으론 여러 불확실성에 따라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단 의견이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미국 물가 하락세가 지속되며 9월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단기적으론 유럽 정치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 현상 등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도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조기 총선 등 유럽 선거 일정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로 달러 강세가 당분간 유지되나 9월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며 본격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단 분석이다. 현재 대신증권은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을 달러당 약 1335원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기 기자 remi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