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손금주 변호사(53·사법연수원 30기·사진)는 여의도 입성 전까지 몸담았던 법무법인 율촌으로 돌아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역 의원 시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 국가 기간 산업 발전을 고민한 그의 시선은 우주까지 확장됐다. 손 변호사는 우주항공·위성·방산 수출 시장 선점을 위한 우주항공팀의 팀장으로 나섰으며, 팀원 한 명 한 명을 직접 선발했다.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율촌 사무실에서 만난 손 변호사는 “수동적 자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주항공 분야 통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준까지 로펌의 역할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 중재, 공정거래, 방산, 특허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팀을 꾸렸다”며 “다른 로펌 대비 우수한 클라이언트(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율촌은 방산업계 대기업인 한화그룹과 오랜 신뢰 관계를 형성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 변호사는 우주 공간을 ‘14~15세기 유럽 제국주의 국가 입장에서 바라본 아시아·아메리카 대륙’에 비유하며 얼마나 빨리 진입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곧 ‘우주영토’에서 갖게 될 권리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적 꿈처럼만 느껴지던 우주공간이 대중화되는 순간이 언제 올지 모른다”며 “관련 기술이 꾸준히 축적되다 보면 인공지능(AI)에 준하는 정도로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기술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변호사는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국가적 역량을 쏟고 있는 한국의 존재감도 세계 무대에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주항공업계에서 한국은 사실상 상위 계급”이라며 “도심항공교통(UAM), 드론 등 연관 산업을 포함한 ‘우주항공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선두 주자들도 한국이 퀀텀 점프에 성공하는 시점을 주시하고 견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으로 10년간 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면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 수 있을 거라는 게 손 변호사의 예측이다. 그는 “우주항공청 개청을 기점으로 국내 우주항공 산업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았다”며 “기술 보호, 지식재산권(IP), 민·관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의 법률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율촌 우주항공팀은 오는 7월 10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련 기업을 초청해 ‘우주항공산업의 발전 방향과 우주항공청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우주항공청에서는 노경원 차장이 연사로 참석할 예정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