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롤스로이스 몰다 뺑소니…알고 보니 범서방파 고문

입력 2024-06-14 20:11
수정 2024-06-14 20:12

강남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주차된 벤틀리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과거 국내 3대 폭력조직으로 불렸던 범서방파의 두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만취 상태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주차된 벤틀리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나모(59)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나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쯤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논현동 한 도로에서 발레파킹을 위해 주차된 벤틀리 차량을 들이받은 뒤 현장을 벗어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사고 충격으로 벤틀리 차량이 밀리면서 인근에 서 있던 50대 발레파킹 직원이 다리를 다쳤다.

사고 당시 나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나 씨가 국내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범서방파'의 고문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서울 강남구의 유명 고깃집을 운영하기도 했던 나 씨는 2013년 두목 김태촌 씨가 사망한 뒤 조직 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씨는 2009년 11월 강남구 일대에서 범서방파와 칠성파 조직원이 회칼과 야구방망이 등을 들고 24시간 동안 '대치극'을 벌였을 때 범서방파를 지휘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2013년 2월에는 강남구 한 커피숍 앞에서 경쟁조직인 '국제PJ파' 부두목에게 납치돼 폭행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나 씨의 신병을 확보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