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추진해온 경제·사회개혁 법안(옴니버스 법안)이 10시간 넘는 격론 끝에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238개 조항으로 이뤄진 밀레이 대통령의 옴니버스 법안이 37 대 36으로 상원을 통과했다. 36 대 36으로 표가 갈린 상황에서 빅토리아 비야루엘 상원의장 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취임 직후 긴축과 친시장, 대통령 권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을 제출해 반년 넘게 추진해왔다. 협상 과정에서 600여 개 조항에서 238개로 축소돼 지난 4월 하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30년간 인센티브 제공 △기계류 수입 관세 철폐 △일부 국영기업 민영화 △기업의 해고 절차 단순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에너지, 연금, 안보 및 기타 분야에서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작년 폐기된 고소득자 소득세를 복원하는 핵심 조항은 논의 도중 삭제됐다.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후 통과시킨 첫 법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페론주의 정당이 상원 72석 중 33석을 차지한 반면 여당인 자유진보당은 7석만 확보해 불리한 상황이다. 페론주의 정당은 노동조합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경제난 극복을 목표로 내놓은 정부 법안의 상원 통과 소식에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화색이 돌았다. 13일 아르헨티나 비공식 환율인 ‘블루 달러’는 전날보다 2.72% 가까이 하락한 달러당 1250페소에 거래됐다. 주식시장도 4%가량 오름세를 이어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