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당 지도부가 오는 7월 전당대회 경선 시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20% 반영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민심 반영 비율을 보다 높여야 했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당대회 당심 8: 민심 2 룰, 우리는 더 반성해야 한다. 사상 최대의 총선 참패 이후 당이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일례로 제 지역구에서 당원은 1만명이 넘지만, 저는 지난 총선에서 9만표 가까이 득표했다. 당원은 아니지만, 우리 당을 지지한 사람이 무려 8만명에 가깝다. 수도권의 상황은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국민께 다가가기 위해서는 지도부 선출에 이분들의 뜻을 모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지자의 저변을 넓히는 당이 이기기 마련"이라며 "20%라는 비율은 '민심을 받든다'는 말을 하기조차 민망하다. 지지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늘릴 기회를 버렸고, 심지어 총선에서 대패한 우리가, 총선에서 대승한 민주당의 민심 반영 비율인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더 작아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결국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미흡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지금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리 당의 혁신 방안이나, 연금 개혁 등 미래비전에 대한 경쟁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달라져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혁신해야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우리는 더 반성하고, 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당헌·당규 개정 특위로부터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와 30%를 각각 반영한 당헌·당규 개정 초안을 넘겨받아, 이날 논의 끝에 20%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다수가 '당심 80%, 민심 20%' 안을 선호했다면서 "(민심 비중을 한꺼번에) 크게 움직이는 것이 제도의 안정성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