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출산 현상에 놀라움을 표했던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가 또다시 한국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13일 E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 '창사특집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예고편'에서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며 "아이 낳기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청년들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도 "한국에서 야망 있게 일하면서 아이를 책임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과거의 노동 방식이 현재 한국 사회를 약화시키고 있다. 필요한 것은 일하는 방식의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해 8월 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 출연해 2022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0.78명)을 전해 듣고 머리를 부여잡으며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다.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가리키는 수치로, 올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6명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한국 현실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달 30일 JTBC와 인터뷰에서 "(출산 및 양육은) 저와 제 딸에게도 어려웠다"면서도 "우리는 극단적으로 긴 근무 시간이 당연한 직장 문화에서 일하지는 않았다. 아직도 저출산을 유발하는 이런 이유를 가진 한국이 이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녀의 양육을 위해 경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국가에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이 젊은 여성들을 훈련하고는 엄마가 된 뒤 노동 시장에서 밀려나면서 버려지는 국내총생산(GDP)을 생각하면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며 "비정규직이 된 사람의 경력도 끝나고, 나라 경제도 끝난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