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벗 불확실성에 고심 커진 한국은행…4분기에 금리 내릴듯

입력 2024-06-13 18:36
수정 2024-06-14 02:29
1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기대가 후퇴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은 4분기 이후, 인하 횟수는 한 차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은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정책금리 전망치가 0.5%포인트 상향 조정되는 등 시장 기대보다 다소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확신이 필요하며 그 속도도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며 “물가, 고용 등 주요 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Fed 통화정책이 한국의 올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고 횟수를 줄이는 쪽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2% 중반까지 높아진 데다 물가는 목표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내릴 이유가 많지 않다”며 “미국이 인하에 나선다는 가정 아래 한은도 올해 4분기 인하가 유력하나, 물가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다면 올해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인하 횟수는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물가 둔화 추세만 보면 한은이 3분기에 금리를 먼저 내릴 수 있지만 금리 차로 인한 환율 부담 때문에 4분기는 건너뛰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커버드본드를 대출 등의 적격담보증권에 포함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할 여력을 확충하는 조치다. 이로써 적격담보 범위는 기존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산업금융채권에 더해 커버드본드까지 확대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