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다음달 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심 대 민심 비율을 8 대 2로 반영해 새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13일 결정했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유력 주자들은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맞서 일제히 견제구를 던지고 나섰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당원 투표 100%였던 당 대표 선출 룰을 당원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로 바꾸는 안을 의결했다. 앞서 당헌당규특별위원회가 제시한 8 대 2, 7 대 3 등 두 가지 개정안 중 당심을 더 많이 반영하는 안을 택했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당심의 중요성, 당원 배가운동 필요성 등의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은 오는 19일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승인을 거쳐 새 규칙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친한으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까지 동향이 확실히 결정될 것”이라며 “곧 한동훈의 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총선 당시 자신이 영입한 인재들을 잇따라 만나는 등 몸풀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당권 주자들은 이날 일제히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나 의원은 “싸움의 전장, 정치의 전장이 국회이다 보니 원외 당 대표는 그런 부분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당을 응집하면서 한편으로는 민주당과 책임 있게 협상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원내에 있지 않냐”고도 했다. 원외 인사인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한 것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에 책임하고 사퇴한 분(한 전 위원장)도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당 대표를 맡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는 논리는 민주당식 궤변”이라고 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