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도 사직 전공의의 복귀 제한 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대 교수와 개원의들의 집단 휴진은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정부와 수련병원 간 간담회에서 일부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이 오는 9월이나 내년 3월 복귀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풀어달라고 건의했다. 현행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따르면 수련 기간 도중 사직한 전공의는 1년 이내에 같은 과목, 같은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 이런 재수련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병원들은 판단하고 있다.
통상 전공의 선발은 3월에 이뤄지고, 일부 필수과에 결원이 생기면 9월에도 채용이 진행된다. 지침에 따르면 이번에 사직 처리된 전공의는 올해 9월께로 예상되는 주요 수련병원들의 결원 채용에 응시할 수 없다. 이르면 최소 내년 9월, 현실적으론 2026년 3월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수련병원들은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전공의가 복귀는 하고 싶지만 동료들이 받을 불이익을 부담스러워한다는 현장의 분위기를 정부 측에 전했다. 사직했더라도 내년 3월께 재수련이 가능하다면 돌아올 의향이 있는 전공의가 상당할 것으로 병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지침 완화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왕 복지부 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직한 경우 9월이든 3월이든 다시 전공의가 되려면 경쟁을 통해 그 자리에 가야 한다”며 “아무 부담 없이 조속히 복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의대 교수들과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 예고에 대해선 법이 금지하는 ‘진료 거부’ 행위로 보고 엄정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 실장은 “진료를 예약한 환자에게 동의 절차와 구체적인 치료계획 변경 없이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며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부터, 연세대 의대·병원은 2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을 결의했다. 의협은 18일 전국적 집단 진료거부를 예고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