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리더스, M캐피탈 사원총회 돌연 취소…GP 자리 보전 위한 '버티기'

입력 2024-06-13 18:00
수정 2024-06-13 18:19
이 기사는 06월 13일 18: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캐피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였던 펀드 사원총회가 돌연 취소됐다.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사원총회에서 논의될 의안이 적법하지 않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다. ST리더스가 펀드 운용사(GP) 자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통한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펀드 사원총회는 취소됐다. 사원총회는 일단 2주일 연기된 상황이다. 이번 사원총회는 ST리더스가 M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에 출자한 출자자(LP)들이 의안을 상정해 ST리더스가 소집했다. LP들은 사원총회에 ST리더스의 GP 업무정지 안건을 올려 논의할 예정이었다.

LP들은 M캐피탈을 인수한 펀드의 핵심운용역 다섯 명 중 세 명이 이탈해 ST리더스의 GP 업무 정지가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ST리더스는 대형 로펌을 통해 법률 검토를 한 결과 최원석 전 ST리더스 대표가 법정 구속돼 한 명이 이탈한 건 맞지만 나머지 두 명은 교체를 했으므로 이탈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T리더스는 이런 논리를 가지고 LP들이 안건으로 올린 의안이 적법하지 않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의 판단을 받은 뒤 사원총회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LP들은 ST리더스가 법적 대응 카드까지 꺼내 들자 당황하는 분위기다. LP들은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법적으로 LP들이 소집을 요구한 사원총회를 GP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LP들이 5영업일 뒤에 사원총회를 열 수 있다. ST리더스는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동일 사안을 다루는 사원총회를 열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선 ST리더스가 사실상 버티기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최 대표까지 법정 구속된 만큼 ST리더스는 이미 LP들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GP 자리를 지키고 있다. LP들 사이에선 GP 교체 안건을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LP인 새마을금고가 과거 GP 교체를 추진할 땐 농심캐피탈과 VIP자산운용, 코리안리 등 일부 LP가 반대해 GP 교체에 실패했다. GP 교체는 LP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일부 LP들은 빠른 투자금 회수를 위해선 GP 교체보단 매각 작업을 서두르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당시 GP 교체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최 대표의 법정 구속과 메리츠증권과 맺은 핵심 자산 양도 담보 대출, ST리더스의 법적 대응 등이 이어지면서 당시 반대 측에 섰던 LP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