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국 변신한 中…韓엔 없는 COTC 6곳 가동하며 증설

입력 2024-06-12 18:40
수정 2024-06-13 02:20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 석유화학 기업에 ‘넘버원 고객’이었다. 2017년엔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으로 가는 배에 실었을 정도다. 추세가 바뀐 건 2020년부터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엑슨모빌, 독일 바스프 등 기술을 갖춘 기업들과 손잡고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다.

12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4600만t 생산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작년엔 에틸렌 생산량을 5200만t까지 늘렸다. 1090만t인 한국의 5배에 달한다.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자국 수요는 줄어들다 보니 중국의 에틸렌 수입 물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15년 74%였던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지난해 98%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이 비율은 118%에 달할 전망이다. 내수를 다 채우고도 남아도는 만큼 18%는 해외에 풀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중국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 건 공격적인 투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7개 석유화학 기지 육성’ 정책을 통해 최근 10년 동안 동부 해안가에 석유화학 단지를 집중적으로 건설했다.

이 같은 결과로 하나둘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꿈의 설비’로 불리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는 대규모 COTC 설비가 아직 없다. 중국은 201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헝리 석유화학단지를 시작으로 이듬해 저장 석유화학 1단지, 헝리브루나이 등 6개 공장을 잇따라 열었다. 이들 6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은 연 1030만t으로 한국 전체 생산량과 비슷하다.

김우섭/오현우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