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서 완전군장 뜀뛰기? 특수부대냐" 전 육군훈련소장 일침

입력 2024-06-12 11:39
수정 2024-06-12 11:40

육군훈련소장·육사교장 등을 지낸 군 훈련 전문가가 최근 육군 제12보병사단 훈련병 사망사고에 대해 "전투도 아닌 얼차려 군기 훈련을 시키다가 눈앞에서 부하를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 참 참담하다"라고 지적했다.

고성균 예비역 소장(육사 38기)은 11일 오후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전 소장은 "과거 가혹 행위 등이 있어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이라는 것을 법으로 정해 놨는데 이번엔 그런 것들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군기 훈련 규정을 전혀 안 지켰다"고 강조했다.

일부 예비역들이 "어떻게 군인이 완전군장 뜀뛰기 정도를 못 하냐", "나 때는 안 그랬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그는 "옛날과 지금 여러 가지가 많이 바뀌었는데 그것을 동일시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그분들이 훈련받을 때) 훈련소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특수부대에 가서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됐는데 이를 착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무장 구보 훈련은 특수부대원이나 체력적으로 단련된 현역들에게나 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1978년) 육군사관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1주차에는 뜀걸음으로 3㎞, 그다음에는 6㎞ 등 순차적으로 늘려갔다"며 "(이번처럼)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경우는 없다"고 부연했다.

고 전 소장은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생도를 얼차려를 줄 경우 상급 생도가 함께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며 "우리 육군도 이런 것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군기 훈련, 얼차려를 시킬 때 훈련을 부여하는 지휘관이 함께 훈련하도록 규정을 보완하고, 리더십을 제대로 갖춘 우수한 간부가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규정과 시스템이 좋아도 결국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수 간부를 획득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