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인천기독병원장 "AI로 중증질환자 조기 발견"[인터뷰+]

입력 2024-06-12 13:29
수정 2024-06-12 13:31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보고 뚝딱 진단을 해내는 게 아닙니다. 증상과 관련된 질환들을 위험성이 큰 것부터 순차적으로 검사해 나갑니다. 검사하는 시간 동안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도 있죠. 인공지능(AI)를 활용하면 시간이 늦어져 환자를 구하지 못하는 일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혜민 인천기독병원 원장은 최근 한경닷컴과 만나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을 하고 중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선제적 예방·대응을 하기 위해 AI 도입을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2008년 가톨릭 의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임상 강사, 서울성모병원 외래 교수를 거쳤다. 성모 혜민내과의원 원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7월 인천기독병원장에 취임했다.

인천기독병원은 인천 구도심에 있다보니 고령 환자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취임 이후 AI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대게 노인들은 여러 가지 기저질환에 더해 노화로 인한 증상까지 섞여 있어, 특정 증상이 발현됐을 때 신체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빠르게 진단해내기 쉽지 않다”면서 “여러 검사 장비에서 도출된 데이터들과 각 기저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까지 AI가 분석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기독병원이 도입한 AI는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진단 보조 시스템 JBS-01K다. 뇌혈관 자기공명 혈관조영 영상을 분석해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뇌동맥류 의심 부위를 의사에게 보여줘 진단을 보조한다.

이 원장은 “뇌졸중은 연간 사망자 수가 600만명에 이르고 고령화로 환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며 “빠른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중요한데, AI가 뇌동맥류 의심 부위의 변화 추이를 분석해주면 환자에게 적절하 닟료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기독병원은 뇌와 가슴 분야를 시작으로 AI 적용 분야를 넓혀 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원장은 “AI의 활용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질병 예측, 맞춤형 치료 등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부족한 의료인력으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AI가 진단을 도와주면 의료진들은 환자 돌봄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