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경기 둔화, 금리 인하 지연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을 유지하고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건설 수주와 건설 투자는 동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연 ‘2024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건산연은 전국 주택 가격이 올해 1~4월 0.5% 하락한 가운데 연간으로 1.8%(하반기 1.3%)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년 부동산 경기 전망’에서 올해 주택 가격이 2.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건산연은 매매가 하락을 전망한 이유로 가격 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 부담스럽고, 금리 인하 폭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작을 수 있는 데다 경기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도입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금융 잔액이 충분하지 않다”며 “은행 대출 마진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금리 인하 폭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어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하반기 수도권은 보합을, 지방은 2.5% 하락을 예측했다. 다만 주택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낙폭은 크지 않은 ‘소폭 침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분양가 상승 추세와 공급 물량 감소 우려로 하락 압력이 높지 않아서다.
매매가와 달리 전국 전셋값은 올 4월까지 0.2%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 2.8% 더 올라 연간 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데다 전반적인 매매 관망세 속에 전세 수요 유입이 예상되고, 연간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소폭 줄어 전셋값 상승에 무게를 뒀다.
올해 연간 분양 물량은 전년(19만2425가구)보다 6만7575가구 늘어난 26만여 가구로 추산된다. 주택 인허가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각각 9만 가구, 28만 가구 등 37만 가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실적 42만8744가구(공공 부문 7만7891가구, 민간 부문 35만853가구)와 비교해 민간 부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국내 건설 수주와 건설 투자 모두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산연은 올해 건설 수주는 지난해(189조8000억원)보다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 투자는 전년(306조원)보다 1.3% 적은 302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