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이상의 북한군이 지난 9일 군사분계선(MDL)을 단순 침범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군 당국은 이들이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이후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당일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11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12시 30분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단순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북한군은)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며 "경고사격 후 북한군이 즉각 북상한 것 외에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은 짧은 시간 동안 군사분계선을 50m 이내로 넘어왔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한군 숫자는 1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곡괭이 등의 도구를 지참하고 작업을 하다 길을 잃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최근 오물풍선을 날려보내는 등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오후 9시부터 오물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3~4m 크기의 흰색 풍선엔 분뇨와 각종 쓰레기 등이 담겼다. 오물풍선은 외교부 청사와 학교 운동장 등 전국 각지에서 발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관악구 신관중, 노원구 수락중, 노원구 중원중, 동대문구 청량중, 성동구 행현초, 중구 덕수초 등 총 6곳에서 오물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지난 9일은 우리 군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날이기도 하다.
군 안팎에선 합참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