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요 고객으로 뜨는 佛·싱가포르

입력 2024-06-10 18:57
수정 2024-06-11 01:31
세계 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정부가 컴퓨팅 인프라를 마련해 자국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아시아 중동 유럽 미주 국가들이 인공지능(AI)을 위한 새 컴퓨팅 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엔비디아 등 기술기업의 매출원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국가 AI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나라 중 하나다. 싱가포르는 국립 슈퍼컴퓨팅센터에 최신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도입하고 있으며, 국영 통신사 싱가포르텔레콤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달 자국 스타트업과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국가 컴퓨팅 전략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국내 AI 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7억40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AI 훈련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기 위한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 GPU 점유율을 현재 3%에서 2035년 2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신흥국들도 AI 육성에 나서고 있다. 케냐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와 함께 1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는 이런 국가 컴퓨팅 전략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작년까지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100억달러(약 13조7600억원)가량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났고, 지난해 12월 일본·싱가포르, 올해 초 캐나다·UAE 정부 관계자와 면담하는 등 주요국 정부를 상대로 한 세일즈 행보에 나섰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