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에 대해 "(SK텔레콤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방식으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고,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세계 최초 상용화 등 노력과 성과가 폄훼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CEO는 10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 마일스톤(이정표)' 수여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을) 아주 잘 경영해 오늘날까지 온 부분에 대해 SK텔레콤 구성원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CEO는 SK텔레콤이 정당한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면서 "올해 40주년을 맞았고, (SK텔레콤의 노력 등) 이런 부분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에서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역대 이혼 관련 재산 분할액 가운데 최대 규모인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이 인정한 재산 분할액 665억원, 위자료 1억원보다 약 20배 늘어난 액수다.
한편, SK텔레콤은 이 회사가 199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진행한 CDMA 대규모 상용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IEEE가 선정한 IEEE 마일스톤에 등재됐다.
IEEE 마일스톤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IEEE는 1884년 토머스 에디슨과 그레이엄 벨이 주도해 창설한 세계 최대 전기·전자공학회로, 1983년부터 인류 사회와 산업 발전에 공헌한 역사적 업적에 IEEE 마일스톤을 시상하고 있다. 그동안 북미·유럽·일본과 같은 기술 강국이 수상의 90%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SK텔레콤은 국내 기업 최초로 선정됐다.
유 CEO 국내 최초 IEEE 마일스톤 수상에 대해 "대한민국의 ICT 산업이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를 계기로 통신과 반도체, AI까지 발전하고 있는데 그것의 첫 계기가 된 것을 전 세계의 가장 권위 있는 곳에서 인정받은 것은 영광"이라며 "우리의 ICT 산업이 세계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