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개발도상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테오도어 바이머 독일 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 공식 모임에서 한 이런 내용의 연설이 SNS 등을 통해 독일 내에서 확산하면서 정·재계에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10일 보도했다.
이 연설은 바이머 CEO가 지난 4월 17일 바이에른 경제위원회의 회의에서 한 17분짜리로 지난 7일 X(옛 트위터)에 등장했다. 이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우파 경제학자들에 의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
바이머 CEO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베를린 정부를 어리석다고 여긴다”며 “이는 많은 독일 경영인들이 공유하는 견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투자가 독일 기업으로 흘러드는 유일한 이유는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고물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바이머 CEO는 “정부가 휘발유 및 디젤 자동차의 단계적 폐지를 계획해 국가의 중요한 자동차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며 “바이머는 독일이 ‘공공 경제’가 아닌 ‘민간 경제’가 돼야한다”고도 했다. 독일 기업인들은 그의 지적 대로 독일의 문제, 즉 증가하는 기술 인력 부족, 과도한 관료주의, 높은 에너지 가격 및 무거운 세금 부담에 대해 정부가 충분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작년에 독일은 주요 경제국 중 최악의 성적을 냈다. 독일 정부는 2024년 국내총생산(GDP)이 단 0.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머 CEO의 이런 발언에 관해 독일 정부는 반발했다. 독일 연방정부의 일원인 녹색당 산드라 데처 경제대변인은 “구체적인 비판은 항상 환영하지만 무분별한 비판은 우리 정치 문화를 해치고 독일 경제의 위신을 손상시킨다”고 말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