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최대 주주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김동래 (주)래몽래인 대표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손을 잡게 된 것은 그의 네트워크와 자본력으로 래몽래인이 글로벌 진출을 꿈꿔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인데 당초 제시했던 내용과 달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이 투자 전 논의되었던 내용과는 달리 래몽래인의 자금을 이용해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엔터 상장사를 인수하는 작업을 했다"면서 "저를 포함한 현 경영진은 래몽래인의 본업에서 벗어나는 상장사 인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대표이사 및 사명 변경, 이사회 전원 사임 및 교체, 정관 변경 건으로 임시주총을 열라는 일방적 통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인 이정재에 대해 "지금껏 단 한 번도 회사를 방문한 적이 없었고, 그 어떤 미래 경영에 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 바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대 주주가 된 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래몽래인의 현금자산을 이용해 다른 기업 인수를 위한 껍데기로 쓰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진짜 투자의 목적이 당초 제시하였던 래몽래인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나 IP 확보가 아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발전을 위해 지난 18년간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이룩해온 래몽래인을 기망적인 방법으로 경영권을 편취하는 세력의 희생양이 되게 할 수는 없다"면서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저는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경영권 편취행위에 동조할 수 없기에 이사회 등을 통해 견제할 수밖에 없다. 18년간 일궈온 래몽래인의 임직원들을 지키는 것이 제가 할 일이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정재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부당한 시도를 중단하고 래몽래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진지하고 합리적인 대화의 장에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의 대표와 법적 분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법률대리인은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투자자들은 법원에 래몽래인의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고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면서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올해 3월 유상증자를 통해 래몽래인을 인수하게 됨에 따라 사내이사인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래몽래인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김 대표는 투자자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투자자의 정당한 권리인 임시주총 개최 요청도 무시해 경영 참여를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두 달여간 김 대표와 수차례 협의하며 상황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김 대표가 신의를 저버리고 갈등을 키웠다"며 "주주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김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7일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사건을 제기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마케팅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래몽래인은 미디어 콘텐츠 제작 전문기업으로 같은 해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대표 작품으로는 '재벌집 막내아들', '성균관 스캔들' 등이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