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하천손실보상금 73억원 소송서 최종 승소

입력 2024-06-09 16:05
수정 2024-06-09 16:13
서울시가 과거 국가에 편입된 하천 인근 토지를 둘러싼 73억원 규모의 하천토지손실보상금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쟁점이 비슷한 나머지 70여 건의 소송에서도 서울시가 승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 등 22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하천 편입 토지 손실보상금 7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한때 서울 강서구(당시 영등포구) 밭 약 2561㎡를 소유했던 B씨의 상속인들 중 일부다. B씨는 1924년 이 사건 토지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1973년 이 땅을 C씨에게 팔았다. C씨는 이듬해 D씨에게 다시 이 땅을 팔았다.

그런데 이 사건 토지는 제방인 양천제로부터 한강까지 사이에 있는 제외지(제방 바깥 하천 쪽 땅)로, 1971년 개정 하천법이 시행되면서 법적으로 하천 구역에 편입돼 국유지가 됐다. 이에 정부는 1983년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서울시는 1989년 뒤늦게 땅 소유주인 D씨에게 손실보상금 1억7165만원을 지급했다.

A씨 등은 토지 매매계약이 원칙적으로 무효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손실보상금 73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하천 편입으로 국유화된 이후에 한 토지 매각은 무효이므로 B씨의 상속인인 원고들이 손실보상금 수급권자"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상고심 재판부는 "B씨는 1971년 이 사건 토지가 국유로 된 후에도 종전과 같은 용도로 이 사건 토지를 사용·수익함에 있어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며 "나아가 매매계약을 체결해 매매대금을 수령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소유자로서의 권리를 모두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천구역 편입 및 국유화와 관련해 B씨 측에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피해 내지 손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안대희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이번 판결로 향후 같은 쟁점으로 진행 중인 76건의 유사 소송에서 서울시가 승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경진/최해련 기자 min@hankyung.com